풍악을 올려라 생물정보학 대잔치 in SEOUL 격주 목요일 오전 8시, 따끈따끈한 생물정보학 업계 소식이 당신을 찾아갑니다 |
|
|
EP.12 | RECOMB 2025 개막 / 사카린과 항생제 내성 |
|
|
안녕하세요, 생정해요 편집부의 파랑새입니다.
이 메일이 가는 지금, 저는 아마 연세대로 열심히 달려가고 있는 길일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6일간, 연세대에서 Recomb 2025 와 부설학회가 열립니다.
생정해요를 시작하며, 매주 10편이 넘는 주요 저널 들을 들어가며 좋은 최신 논문들을 고루 소개하고자 했습니다. 생정해요에서 소개되는 논문들은 모두 개제된지 2주 내지 1달도 안된 최신 논문들입니다. 그럼에도 지켜봐주시는 여러분 덕분에 책임감을 가지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이번 학회는 저에게도 조금 뜻 깊은 학회입니다. 이번 학회에서는 제가 생정해요를 통해 소개된 논문 중 여러 편이 직접 발표됩니다. 특히 10편에서는 헤드라인으로 다뤘던 whole genome alignment tool 인 CASTER 는 2일차 9번째 세션에 다뤄집니다. 어쩌면 제가 논문을 보는 눈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는 반증이어서, 또 구독자분들께 좋은 논문을 소개시켜드렸다는 자부심이 이번 학회를 더 특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 의미로 여러분, 주변 분들에게 많이 홍보 해주시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홍보가 생정해요를 더 양질의 뉴스레터로 만듭니다. 감사합니다.
- 25년 4월 23일 날이 좋네요. 연구실에서, 파랑새 |
|
|
《Nucleic Acids Research (IF: 19.2)》
논문명: Analysis of RNA translation with a deep learning architecture provides new insight into translation control
발간날짜: 2025/04/15
저자: Xiaojuan Fan et al.
이 논문은 RNA 번역 조절의 복잡성을 이해하기 위해, 전체 mRNA 서열에서 번역 개시점(TIS)과 종료점(TTS)을 예측하는 딥러닝 모델 TranslationAI를 개발했습니다.
기존에는 단순한 코돈 규칙이나 AUG 위치 등 일부 제한된 정보를 기반으로 ORF를 예측했지만, 이 논문은 mRNA의 전 영역을 입력으로 활용하여 시퀀스 패턴, UTR 구조, 코돈 사용 등 다양한 규칙을 모델이 스스로 학습하도록 설계한 것이 핵심입니다.
TranslationAI는 32 layer으로 구성된 dilated CNN 기반의 네트워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실험 결과 인간 유전체 전체에서 TIS/TTS 예측 정확도가 99%에 달했습니다. 특히 중단 코돈 전후의 코돈 사용 편향이 번역 종료 효율성에 영향을 준다는 새로운 규칙을 발견했고, 이를 reporter assay로 실험적으로 검증했습니다.
또한 이 모델은 인간을 포함해 마우스, 제브라피시, 이스트, 바이러스 등 다양한 종의 번역 개시·종료 위치를 정확히 예측했으며, 기존 non-coding RNA에서 새로운 ORF 수천 개를 발굴하기도 했습니다. 이 연구는 RNA 번역에 숨겨진 규칙을 통합적으로 학습하고 해석할 수 있는 프레임워크를 제시한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
|
|
《Bioinformatics (IF: 6.93)》
논문명: CoverM: read alignment statistics for metagenomics
발간날짜: 2025/04/07
저자: Samuel T.N. Aroney et al.
이 논문은 메타유전체 데이터에서 read alignment 기반으로 커버리지 통계를 계산하는 통합 도구 CoverM을 소개합니다.
기존에는 각각의 binning 또는 분석 툴이 자체 방식으로 커버리지를 정의하고 계산했기 때문에 재현성과 일관성 확보가 어려웠는데, CoverM은 Mosdepth 배열 구조를 활용해 연산을 간소화하고 입출력 부담을 줄인 점이 차별화됩니다. 또한 결과의 Contig 단위, genome 단위 모두에서 평균 커버리지, 분산, trimmed mean, covered fraction 등 다양한 지표를 계산할 수 있고, python과 Julia 인터페이스도 제공되어 유연한 확장이 가능합니다.
특히 read alignment부터 dereplication, 필터링, coverage 계산까지 one-line pipeline으로 처리 가능하며, 사용자 정의 필터링 조건도 50개 이상 제공해 현장의 유연성과 정확도를 동시에 갖춘 툴로 활용도가 높습니다.
|
|
|
《Scientific Reports (IF: 4.6)》
논문명: Multi-omics analysis constructs a novel neuroendocrine prostate cancer classifier and classification system
발간날짜: 2025/04/20
저자: Junxiao Shen et al.
이 연구는 전립선 신경내분비암(NEPC)의 진단과 예후 예측을 위한 새로운 분류 시스템 NEP100을 구축한 논문입니다.
이전에는 신경내분비 세포 마커가 진단에 충분하지 않고, 데이터가 주로 bulk에 한정돼 있어서 정확성이 낮았던 반면, 본 연구는 70개의 단일세포 및 다중오믹스 데이터를 통합해 100개의 NE 특이 유전자(NPup 90개, NPdown 10개)를 추출했습니다.
랜덤 포레스트 기반의 NEP100 모델은 6개 외부 데이터셋에서 뛰어난 진단 및 예측력을 보였고, 이를 바탕으로 NEPC를 VR_O, Prol_N, Prol_P, EMT_Y 네 개의 세부 아형으로 분류하였습니다. 특히 VR_O 아형은 치료 저항성과 낮은 면역반응성을 보이는 high-risk group으로, 대표 유전자 AMIGO2는 예후가 나쁜 환자에서 발현이 증가하고, 치료 타겟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NEP100은 기존 시그니처보다 더 강력한 진단/예측력을 보이며, 향후 정밀의료 기반 아형별 치료 전략 설계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
|
|
서울에서 열리는 생물정보학 대잔치
'RECOMB 및 부설학회 오늘부터 연세대서 개최'
국제전산생물학회 (ISCB) 산하 연례 학술 컨퍼런스, Recomb 이 이번주 토요일 부터, Recomb-satellites 가 오늘부터 연세대학교에서 개최됩니다. 해당 학회에서는 E유럽분자생물학연구소 (EMBL) 소장인 Peer Bork, 튜링상 수상자 Leslie Valiant 등을 비롯하여 IBS 연구단장 김빛나리 교수님 등이 키노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또한 생정해요 에서 소개시켜드린 CASTER 등 여러 논문들에 대한 발표도 함께 진행될 예정입니다. 저도 열심히 보고 오겠습니다.. |
|
|
닉네임 변경 횟수 제한을 초과하였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과학기술정보인공지능부
부처 이름 변경안 발의
최민희 (남양주 갑) 국회의원 대표발의로 현재 과기정통부의 이름에 인공지능을 넣자는 정부조직법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되었습니다..
이런건 안 하셨으면 좋겠네요 개인적으로는..
저는 지금 이름도 길어보입니다.. |
|
|
사카린과 항생제 내성
인류는 무언가를 달게 만드는 방법을 참 오래도 연구해 왔습니다. 그리고 그 노력 끝에 탄생한 대표적인 1세대 인공감미료가 바로 사카린(saccharin) 이죠. 하지만 달콤한 맛 뒤에 숨어 있는 생물학적 진실은 예상 밖의 이야기를 담고 있었어요. 최근에 발표된 연구는 사카린이 단순히 우리 입맛을 즐겁게 하는 물질이 아니라, 박테리아의 세포막 안정성을 무너뜨리고 DNA 복제 시스템을 교란시킬 수 있는 강력한 생물학적 작용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이 연구는 브루넬 런던대학교 Ronan McCarthy 박사팀을 중심으로 진행되었으며, 실험은 주로 대장균(E. coli)과 항생제 내성으로 악명 높은 Acinetobacter baumannii를 대상으로 했습니다. 연구진은 사카린이 박테리아의 형태를 비정상적으로 길게 만들고, 세포막에 혹처럼 부풀어오른 구조를 형성하게 해 결국 세포가 터지는 ‘bulge-mediated cell lysis’를 유도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어요. 이 과정에서 세포 분열이 방해받을 뿐 아니라, DNA 복제 역시 비정상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다양한 형광 표지 시스템으로 확인했습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사카린이 DNA 복제를 오리진(ori)에서만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손상된 DNA 수선을 위한 비정상적인 위치에서도 DNA 복제를 유도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사카린이 DNA 손상을 야기하고, 그 결과로 박테리아가 생존을 위해 비정상적 복제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Cas1-Cas2 DNA 합성 리포터와 DNA 복제 재시작 경로(priB, priC) 돌연변이 실험을 통해 이 메커니즘이 일부 확인되었어요.
사카린의 항균 효과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연구진은 다양한 항생제 내성균에 사카린을 처리했을 때, 그들의 성장이 억제되는 것은 물론, 기존 항생제의 효과가 다시 살아나는 현상도 관찰했습니다. 이는 사카린이 세포막의 투과성을 변화시켜 항생제가 세포 내로 더 쉽게 들어갈 수 있게 만들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형광 항생제 탐침(Bocillin, Vancomycin-BODIPY, Neomycin-Cy5)을 활용한 실험에서, 사카린을 처리한 세포에서 형광 신호가 크게 증가한 것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더 나아가 사카린은 바이오필름의 형성을 억제하거나 이미 형성된 바이오필름조차 효과적으로 붕괴시킬 수 있는 능력도 보여주었습니다. 바이오필름은 항생제가 잘 침투하지 못해 만성 감염의 주범으로 알려져 있어, 이를 억제할 수 있는 사카린의 효과는 특히 고무적입니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사카린을 포함한 하이드로겔을 제작하여, 실제 돼지 피부의 화상 모델에 적용했고, 놀랍게도 상처 부위의 세균 수를 의미 있게 줄이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물론 이 연구는 아직 초입에 불과합니다. 사카린의 농도, 적용 방식, 생체 내 안정성 등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 식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친숙한 분자가, 향후 항생제 대안 혹은 항생제 보조제로서 활약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은 분명 설레는 일입니다. 미생물과의 싸움에서 우리가 무기라고 여겼던 것이, 의외의 모습으로 다시 우리 편이 되어줄 수 있다는 이 전환은 참 흥미롭죠.
사카린, 그저 달콤한 이야기만은 아니었습니다. 역시 제로음료는 옳았습니다.
해당 기고문은 25년 4월 국제 학술지 EMBO Molecular Medicine 에 실린 논문, "Saccharin disrupts bacterial cell envelope stability and interferes with DNA replication dynamics" 에 기반하였습니다.
|
|
|
|